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보건 통계를 보면 2005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8.6세다. 전 세계 194개국 가운데 26번째 장수국가다. 바야흐로 실버세대가 도래한 것이다. 노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치과 영역 가운데 노인치과질환, 특히 잇몸병으로 불리는 치주질환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케일링 비용을 아끼려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 아니라 치아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대구시치과의사회 조무현 회장(조무현치과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잇몸병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아 참을 수 있다고 여기며 그냥 지나치다 결국 이를 빼는 경우가 많다"며 "잇몸병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평소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 잇몸병은 왜 생기나요
잇몸병은 간단히 잇몸이라 일컫는 연조직에만 국한되는 경우(치은염)와 치아를 둘러싼 잇몸뼈까지 진행된 경우(치주염)로 나눌 수 있다. 통계에 따르 면 20세 이상 성인의 과반수가 다양한 잇몸질환 초기 상태에 있으며, 35세가 지나면 4명 중 3명은 잇몸질환에 걸린다고 한다. 40세 이상의 장노년층에 이르면 80%가 잇몸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 이를 빼는 경우는 대부분 잇몸질환 때문이다.
잇몸병은 심한 통증 없이 진행되므로 대개 본인이 통증을 느낄 때에는 이미 이를 빼야 할 정도로 심해져 있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돼 있는 초기라면 스케일링만 받아도 완치가 가능하다. 중기를 넘어서 잇몸뼈에 손상이 있을 경우 국소 마취를 한 다음 부어오른 잇몸을 잘라내고 치아 뿌리 깊숙이 박힌 치석과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염증이 잇몸뼈까지 번지면 치아를 뽑을 수밖에 없으며 얼굴이나 목의 고름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기도 한다.
잇몸병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입 안에 문제가 있거나 전신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다.
입 안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잇몸 염증의 가장 큰 원인은 치아에 붙은 음식물찌꺼기와 세균 덩어리인 플라크와 치석(플라크가 돌처럼 석회화된 형태)이다.
치석에 들어있는 세균들은 독소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잇몸 속으로 침투, 염증을 일으켜 잇몸질환을 일으킨다. 치열이 고르지 않거나 보철물이 잘 맞지 않는 경우, 항상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 담배를 많이 피우는 경우에도 잇몸병이 생긴다. 이는 플라크와 치석이 만들어지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질병에 걸리거나 영양 상태가 나쁠 때도 잇몸질환이 생긴다. 건강이 나빠지면 세균에 대한 저항력과 조직 재생 능력이 떨어져 입 안의 세균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
특히 당뇨병은 직접적으로 잇몸질환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잇몸질환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으며, 일단 잇몸질환에 걸리면 쉽게 낫지 않고 염증이 심하게 진행된다.
그 밖에도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사춘기에 분비되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긴 경우, 임신을 했거나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여성 등에게 잇몸병이 자주 발생한다.
◆ 치료와 예방은 어떻게
모든 병의 치료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것은 그 질환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잇몸병도 마찬가지다. 주요 원인 인자인 플라크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된다.
질환의 정도, 환자의 구강관리 상태, 다른 전신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치석을 제거한 후 염증에 의해 파괴된 치조골을 회복시킨다. 치조골 소실이 심하면 부분적으로 이식수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아주 심하면 치료가 불가능하고, 결국 치아를 빼고 인공치아(임플란트)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
잇몸병은 재발률이 높아 수술이나 치료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소 6개월 단위로, 정기적인 치료 검진이 필요하다.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양치법이 가장 중요하다. 양치질은 입안의 음식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준다. 횟수와 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꼼꼼히 닦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양치질은 하루에 4번, 식사 후 3분 이내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아에 붙어있던 세균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 식후 3분 동안이기 때문이다.
또 음식찌꺼기는 이 사이 사이에 끼기 때문에 한 번 할 때마다 최소 3분 이상 정성 들여 구석구석 닦아야 한다. 조 회장은 "올바른 양치질이야말로 잇몸병뿐 아니라 구강 내 모든 질환을 막는 가장 좋은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칫솔을 가볍게 잡고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덮어 내리듯이 닦는 "회전법"이 좋다.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잇몸에서부터 치아의 결을 따라 닦아내는 방법이다. 또 잇몸과 혀도 같이 닦는다. 칫솔이 닿기 힘든 어금니 사이 사이는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이용해 찌꺼기를 없애는 것이 좋다. 순서를 정해 먼저 치아 바깥쪽 면을 닦고 그 다음에 치아 안쪽 면, 씹는 면의 순으로 차례차례 닦는다.
칫솔 교환은 하루 3번을 기준으로 했을 때 3개월 전후가 적당하다. 앙치질 후에는 반드시 솔 부분을 깨끗이 헹구어 세로 방향으로 세워 완전히 말려주어야 세균 번식을 줄일 수 있다.